“걸레, 쓰레기에 비유” 국기원 임기 만료 이사 12명 전원 연임 결정에 비난 여론 고조
상태바
“걸레, 쓰레기에 비유” 국기원 임기 만료 이사 12명 전원 연임 결정에 비난 여론 고조
  • 김해성
  • 승인 2022.09.07 1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기원 이사회가 임기 만료를 두 달여 앞둔 이사 12명에 대해 전원 연임을 결정함에 따라 태권도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기원은 8월 18일 국기원 강의실에서 ‘2022년도 제5차 임시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날 회의의 주요 안건은 예산 전용, 규정 개정, 정관 개정, 이사 연임 등이었다. 이 중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이사 연임에 관한 건. 오는 10월 16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12명의 이사에 대해 연임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이사는 전갑길, 김무천, 박천재, 윤오남, 이숙경, 이형택, 임미화, 임종남, 지병윤, 차상혁, 한혜진, 슬라비 비네프 등 총 12명.

이날 이사회에는 총 20명의 재적 이사 중 18명이 참석했다. 이사회에서는 12명의 이사의 연임 여부에 대한 결정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진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쟁점 중 하나는 12명의 이사들을 각각 개별로 놓고 연임 여부를 결정할 것인가, 아니면 전체를 한꺼번에 놓고 한 번의 투표로 결정할 것인가였다.

이사들의 의견이 일치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전체를 놓고 한 번에 결정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연임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재적 이사의 과반수 득표를 해야하므로 18표중 11표 이상을 받아야 했다. 투표 결과 12명의 이사들은 최다 17표에서 최소 11표까지 득표에 차이는 있었지만, 모두가 과반을 넘겨 연임에 성공했다.

이러한 국기원 이사회 결과가 알려지자, 태권도계에서는 “짜고치는 고스톱이다”, “짬짜미, 담합이다”, “합법을 가장한 사실상 불법적 결정이다” 등등의 비난 여론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기원 이사들이 태권도를 위한 노력에는 제대로 한 일이 없으면서, 자기들만의 리그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한통속이 되어 말도 안되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회의 소식을 접한 한 전직 국기원 관계자는 “국기원 이사장을 포함해 이사들을 걸레와 쓰레기에 비유하고 싶다. 과연 이렇게 지저분한 사람들이 국기원과 태권도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극단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여기에 더해 이미 임기가 만료된 한 이사의 경우, 자신을 재적 이사에 포함시키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국기원에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기원이 이사회의 편의를 위해 자신을 재적 이사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이번 국기원 이사회의 결정이 태권도계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거의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사들 중에서 연임 대상이 아니었던 이사들은 물론이고, 연임 투표 대상이었던 이사들 중에서도 자신들의 결정을 걱정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이날 투표에서 ‘비밀투표’의 원칙이 지켜졌느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여론도 있다. 이날 회의에 12명의 이사들 중에서 불가리아 국적의 슬라비 비네프 이사는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슬라비 이사는 연임 여부를 묻는 투표에 이메일을 통해 의견을 전달했는데, 이날 회의의 상황을 볼 때, 슬라비 이사의 투표 결과는 비밀이 보장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슬라비 이사의 경우에는, 연임 대상인 이사들에게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는 소문이 있다. 자신의 투표 결과가 다른 이사들에게 공개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해 모두에게 찬성표를 던질 수 밖에 없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국기원 이사회는 이날 회의에서 신규 이사 선임을 위한 이사추천위원회 규정을 일부 개정했다. 이사 후보자의 심사평가표를 추가해, 후보자 심사 과정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의 이사 연임에 관해서 이러한 공정성이 확보되었는가에 대해서 국기원 이사들은 과연 뭐라고 대답을 할 것인가?

국기원 이사회가 ‘자기들만의 리그’라고 불린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과연 국기원 이사회와 그 이사들이 자질에 대해 자격 논란이 태권도계에 더욱 크게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기원은 이번 임시이사회를 통해 의결한 정관 개정안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인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문체부가 이번 회의를 인준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