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장의 업무복귀와 국기원의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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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기원장의 업무복귀와 국기원의 내일
  • 태권도방송
  • 승인 2020.06.0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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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논설위원
                    태권도호신술 수석연구원

국기원 개원(1972년)이래 처음 선거인단에 의한 교황선출방식으로 치러진 국기원장선거는 빛바랜 선거로 각인되고 말았다. 
결선투표결과 최영열 후보 31표, 오노균 후보 30표로 득표하자 선거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점이 발견되어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선관위에서는 당선자를 발표함에 따라 한 표차로 낙선한 오노균 후보(전 대전광역시태권도협회장)는 서울지방법원에 국기원장 직무정지가처분을 제소하여 최영열 원장의 당선무효를 확인하려는 소송을 냈다.
이에 따라 최 원장은 이의를 제기했지만 법원은 채무자인 최영열의 소명자료를 보아도 가처분결정은 정당하다며 이의를 기각한 바 있다. 
본안판결확정시까지 최영열국기원장은 직무를 집행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원장은 직무정지 90일 만에 업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되었다. 오 후보가 5월 25일 최 원장과의 소송을 취하했기 때문이다. 
본안 소송이 시작도 되지 않아 앞으로 2년여 동안 최 원장과 오 후보 간에 본안소송인 제소명령을 토대로 최 원장의 국기원장직을 보존하기 위한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견되었던 후폭풍이 오 후보의 고소취하로 장기화 되지 않아 다행이긴 하다.
이렇게 고소가 취하되고 최 원장이 업무에 복귀하는 드라마가 연출되자 태권도계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를 떠나 우려와 놀라는 분위기에 직면해있다.
이제 와서 고소를 취하할 바엔 차라리 처음부터 본인이 얘기한대로 선거결과에 승복하겠다고 했듯이 파인플레이 했으면 국기원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텐데 왜 국기원의 어려움을 자초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번 사태로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그렇잖아도 잡음이 많은 태권도계에 파벌만 조성한 모양새다. 최 원장 측과 오 후보 측으로 나뉘어져 서로 대립 했으니 말이다. 승리만을 위한 밀실야합으로 기득권을 움켜쥐려는 꼼수가 들여다보임은 누구를 탓하겠는가.
오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끝까지 가서 승소한다고 해도 선거를 새로 해야 하는 아무런 의미 없는 소송이라면서 애초부터 선거관리상의 잘못을 지적했을 뿐이고, 이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이미 확인됐다. 나도, 최 원장도 모두 피해자다.”라고 했다. 
이렇게 쉽게 소송을 취하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추측과 억측이 따르지만 본인은 아무조건 없이 소송을 취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들여다보는 시민단체와 태권도인 들의 생각과 여론은 다르다. 아무런 의미 없는 소송이라는 것을 알면서 아무런 의미 없는 소송을 왜 했단 말인가? 분명히 양측에 물밑 협상이 있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의 직무정지 이후 서너 차례 만났다는 오 후보는 국기원의 당면과제를 의논했다며, 선거과정과 선거결과를 떠나 국기원 정상화를 위해 최 원장이 힘썼으면 하는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물론 오 후보의 통 큰 고소취하에 반기는 자도 있지만 국기원사태를 여기까지 몰고 왔으면 이번 소송에 대하여 명명백백하게 시시비비를 가리고, 또다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확실한 선을 그어두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그리고 손천택 국기원장 직무대행은 비록 짧은 기간 동안 직무에 충실했지만 그의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만했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에 대하여 결과를 미리 예측해 보아야 한다. 흔히들 말하는 그냥 찔러보고 마는 식 이라면 그 뒤에 따르는 뭇매는 누가 맞아야하며, 지금까지 국기원의 파행과 내홍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항상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기원 사태가 일단락된듯하지만 그 뒤에 드리운 그림자는 왠지 모를 비구름을 몰고 올 것을 예고하고 있음을 감지해본다.
최 원장은 업무복귀해서 “다시 한 번 국기원을 개혁하고 싶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신뢰받는 국기원, 빛나는 국기원 만들기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수많은 혼란을 겪는 태권도계에서는 아직까지 이번 사건의 결과에 대해 납득이 되지 않는 분위기로 의문과 의혹의 꼬리를 물고 있다. 
그 이유는 끝까지 가 보겠다는 오 후보가 조건 없이 소송을 취하했다는데 있다. 누가 조종했는지, 그 물밑 협상의 내용은 무엇인지 의문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끝을 알 수 없는 논란의 주인공이 된 최영열 원장의 국기원 복귀가 수많은 태권도인의 민의를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지, 그리고 국기원을 정상화 할 수 있을지 연구의 대상이 된다. 
우리민족 고유의 무예인 태권도를 더욱 발전시키고, 글로벌화 하여 빛내기 위해서는 그동안 실추된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나아가 국기원 정상화를 위해서는 무거운 사리사욕의 멍에를 내려놓는 태권도계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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